<나는 코카콜라나 마시며 마치 코카인에 중독된 양 세상 참 편하게 살고 있다>
며칠 지난 점심시간, 학교에서 가까운 종로 꽃시장으로 향했다.
충신시장을 거쳐 꽃시장에 들어서니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이런저런 모종들을 판매하고 계신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건지 점점 흙내음이 좋고 귀촌(귀농아님)하여 평화롭게(사실은 개고생일텐데) 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동대문으로 가는 길, 전태일 열사 동상을 보았다.
전태일 열사가 몸을 불사르고 세상을 떠난지 5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펜데 굴리는 놈들은 잘 먹고 잘 살며 배부르게 지내고 있고, 매일 매일 몸이 으스러지게 노동하며 사는 많은 분들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노동에 시달려 양쪽 어깨에 오이지 담글 때 사용하는 큰 돌덩어리(오이지 돌덩어리는 예쁘기나 하지) 두개 턱하니 매일 올려져 있다.(물론 삶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바람에 바위돌 움직이듯하다.)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은 전태일이었다.
파리 날리는 노점의 알바생들이 그랬고,
길거리에서 모종을 파는 할머니들이 그랬고,
담배를 꼬나물고 배달하는 아저씨들이 그랬다.
시장 노동자들 삶은 여전히 나아지고 있지 않다.
시장 주변에는 천장사들이 많아 오토바이 뒤에 길다란 천을 둘둘말아 양쪽으로 길쭉하게 싣고 다니는 모습은 여전히 위태로워 보였다.
펜데를 굴리고 커피를 홀짝 홀짝 마시며 회의를 하는 내 모습이 사치스럽다.
마치 코카인을 먹으며 노동의 고통을 줄이는 노동자들의 삶에 비할바가 아니다.
나는 코카콜라나 마시며 마치 코카인에 중독된 양 세상 참 편하게 살고 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은 아니면 납(Plata o Plomo)”의 삶이 여전히 유효한 세상이다.
덧)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는 어디서 유래한 말일까? 콜롬비아가 6.25 참전용사라고 하는데 그 때부터였을까?
덧) 방울토마토 모종 6개만 구입하여 텃밭에 심었다. 무럭무럭 자라라. 딱 10개만 따 먹어보자.
덧) 못하던 독서토론도 온라인으로나마 함께 참여하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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