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세월호 10주기 아침입니다.
감정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분노'와 '용기'는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죠.
그러고 보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용기가 샘솟는다'고들 말합니다.
이 두 감정은 공통적으로 작은 것들이 켜켜이 쌓여 일순간 '평' 하고 터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면, 사랑과 행복과 슬픔은 비처럼 내려오는 감정들입니다.
나의 의지로써가 아니라 누군가 갑자기 연 커튼 너머 햇살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사랑, 행복, 슬픔은 모두 '젖어드는' 감정들입니다.
때로는 폭우처럼 우리를 속수무책으로 만들고, 가랑비처럼 어느새 정신 차려보면 푹 젖어 있게 하죠.
피한다고 피할수 가 없고, 잡는다고 잡혀지지도 않는 증발성을 띄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의 감정이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많이 흔들릴거 같습니다.
<참고: 보통의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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